제주 강정마을의 성체 훼손 사건에 대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입장 표명

제주 강정마을의 성체 훼손 사건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입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8월 8일,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서 천주교 신부들이 미사를 집전하던 중에 경찰이 강제 진압을 시도하다가 성체가 훼손된 사건에 대하여 충격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폭거임을 밝힙니다.

성체는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하여 내어주신 그분의 몸으로, 우리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며 본질입니다. 성체가 훼손된 것은 우리 신앙의 대상이신 예수님께서 짓밟히신 것이므로, 가톨릭 교회는 이를 절대로 묵과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강행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처음부터 주민의 뜻을 왜곡하였고, 의사 결정과 공사를 강압적인 방식으로 무리하게 진행하였으며, 제주 지역 공동체의 갈등과 분열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심화시켰습니다.

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는 동안, 경찰 등 공권력은 이에 반대하는 이들의 집회에 강압적, 폭력적으로 대응하였고, 가톨릭 교회의 신성한 종교 집회인 미사에 난입하여 사제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가톨릭 교회는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유감스럽게도 정부는 그 뜻을 무시하며 경찰의 폭력 행사를 묵인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톨릭 신앙의 핵심인 성체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하여 책임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합니다. 아울러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여, 제주도를 정의와 생명의 가치가 살아있는 평화의 섬으로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합니다.

2012년 8월 10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 용 훈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