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10월 11일 ‘신앙의 해’ 개막

천주교, 10월 11일 ‘신앙의 해’ 개막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포,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개막식
한국에서도 교구별 개막미사 등 다양한 사업 전개

오는 2012년 10월 11일(목)은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 지내는 ‘신앙의 해’ 개막일이다. ‘신앙의 해’는 세계 교회가 2천 년 그리스도교 신앙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구세주 예수님께 새롭게 돌아섬으로써 현대 세계의 사람들을 ‘믿음의 문’으로 인도하고 새롭게 복음화하고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포한 기간이다. 신앙의 해 개막일은 복자 요한 23세 교황이 소집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하 ‘공의회’) 개막 50주년,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가톨릭교회 교리서』(이하 ‘교리서’)를 반포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베네딕토 16세는 2011년 10월 11일에 발표한 신앙의 해 제정 자의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i)에서, 신앙의 해가 오늘날 가톨릭교회의 핵심을 이루는 두 사건, 곧 공의회 개막과 교리서 반포를 기념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공의회는 오늘의 시대에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확실한 나침판(5항)이며, 교리서는 일상생활의 중요한 주제들에 이르기까지 신앙이 전개되는 모습을 보여준다(11항).”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이병호 주교는 2012년 10월 전교의 달 담화에서 “신앙의 해는 가톨릭교회 안에 신앙의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교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참된 믿음의 사람으로서 사도적 확신을 가지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이 발표한 신앙의 해 로고. 교회를 상징하는 배 문양에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IHS’ 글자가 십자가 돛대 사이에 배치된 형태다.

▲교황청이 배포한 신앙의 해 상본 한국어판. 앞면에 12세기의 ‘구세주 그리스도’ 이콘이, 
뒷면에 신앙의 해 로고와 가톨릭교회의 신앙고백인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 있다.

로마 교황청은 10월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앙의 해 개막식을 연다. 10월 7-28일에는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로마에서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있다. 사실상 신앙의 해 개막행사가 될 이 회의에서 세계의 주교들은 지역교회 상황과 사목 경험을 공유하며, 교황이 제안한 ‘새로운 복음화’*의 실천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이병호 주교가 참석한다. 신앙의 해 기간에 교황청은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날, 젊은이 견진성사, 대중 신심의 날, 세계 신학생과 수도회 수련자 순례, 교리교사들의 날 등을 거행할 계획이다. 폐막식은 2013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열린다.

한국 교회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주교회의는 홈페이지(www.cbck.or.kr) 안에 신앙의 해 소개 페이지를 열고, ▲신앙의 해 개요 ▲관련 교회문헌과 참고자료 목록을 제공한다. 주교회의 홈페이지 초기화면 우측 상단에 있는 배너를 누르면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강우일 주교)는 홈페이지(pastor.cbck.or.kr)의 ‘신앙의 해’ 섹션에서 로고, 상본, 포스터, 현수막, 주제가 등의 홍보자료, 국내 연구자료, 외국 교회 소식과 문서를 제공한다.

☞ 신앙의 해 페이지 바로가기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신앙의 해 섹션 바로가기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신앙의 해 실천을 위해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 등 5대 표어를 선정하고, 신자용 안내서도 발간했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9월초 새 미디어를 통한 새 복음화를 목표로 소셜네트워크와 팟캐스트 채널을 신설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6시에는 명동 주교좌성당에서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열고, 5대 표어의 상징물인 성경, 기도서, 공의회 문헌과 교리서, 빵과 포도주, 빈 바구니를 봉헌한다. 향후 ▲공의회 문헌 연구와 자료집 보급 ▲신앙체험수기 공모 ▲어르신 방문 교리교사 양성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전교구(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주일인 14일에 교구 내 전 본당이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후에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공부할 수 있도록, 개막미사 참고자료와 교리서 5분 요약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배포한다. 19일(금)은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신앙의 해 사제 1일 연수’를, 27일(토)은 같은 장소에서 ‘교구 소공동체 대회’를 개최한다.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신앙의 증인과의 만남 ▲신흥종교단체와 가톨릭 신앙 교육 ▲소외된 이웃 돌보기 활동도 실시한다.

인천교구(교구장 최기산 주교)도 11일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개막미사를 열고 2013년 교구장 사목교서를 발표한다. 17일부터는 매주 수요일 답동성당과 교구청 강당에서 8주 과정의 ‘신앙의 해 여정 아카데미’를, 연말에는 ‘신앙의 해 맞이 대림 판공* 문제풀이’를 실시한다. 2013년에는 ▲최기산 주교의 사순특강(2-3월) ▲인천가톨릭대학교와 교황청 라테라노대학교 공동 심포지엄(4월) ▲교구 성체대회(6월) ▲청년들과 정신철 보좌주교의 만남(7월) ▲순교신앙 심포지엄(9월)이 이어진다.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2011년에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주제로 열었던 제2차 교구 시노드 정신을 이어받아 신앙 재교육과 냉담교우 회두에 주력하기로 하고, 2013년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을 주제로 ‘복음화 학교’(가칭)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전주교구(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11월까지 교구 주보에 신앙의 해 자료를 월 1회 실을 예정이다.

<2012.9.25. 이후 추가내용> 

제주교구는 지난 8월 19일부터 교구 주보인 <가톨릭제주>에 <가톨릭교회 교리서 요약편>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연재 중이다.

가톨릭출판사는 오스트리아 주교회의가 펴내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세계 청년들에게 추천한 청년 교리서 (Youth Catechism) 한글판을 오는 10월 4일 발간한다. 이 책은 교리교육 현장의 경험을 모아 ‘우리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그리스도의 신비를 어떻게 기념하는지’, ‘그리스도를 통해 어떻게 생명을 얻는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를 청년들의 감수성에 맞게 엮은 재미있는 교리서로, 전세계에서 200만 부 가까이 팔렸다.

성바오로딸수도회가 운영하는 출판사 바오로딸은 홈페이지에 신앙의 해 추천매체 목록을 발표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저서 <나자렛 예수> 시리즈, <가톨릭 신앙의 40가지 보물>(스콧 한), <세상 속 신앙읽기>(송용민 신부), 강연 CD <신앙의 열 가지 열쇠>(신은근 신부), DVD <교황 요한 23세>, <알기 쉽게 풀이한 새 미사해설> 등이다. 그 밖의 추천매체 목록은 http://www.pauline.or.kr/book/recommend37 에서 확인하면 된다.

평화방송TV는 11일 오후 6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서울대교구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생중계하고, 미사 후에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박선용 신부에게 듣는 신앙의 해 일문일답을 방송한다.

<용어 설명>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1962년 요한 23세 교황이 소집하고 1965년 바오로 6세 교황 때 폐막한 제21차 세계 공의회. 요한 23세는 공의회를 소집하며 “교회 생활의 모든 분야가 현대 세계에 ‘적응’하는 차원을 넘어 완전히 의식 변화를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 결과 공의회는 가톨릭뿐 아니라 다른 종교, 나아가 20세기 중반 이후 현대 인류 문명 전반에 혁명적 영향을 끼쳤다.
공의회는 교회의 자각과 쇄신, 신앙의 자유, 종교와 정치의 제 역할 찾기, 개별 민족과 사회 존중, 세계 평화, 그리스도교 일치, 종교 간 대화, 전례개혁을 비롯한 교회의 현대화 등을 촉구했다. 한국 가톨릭의 조상 제사 수용, 성미술의 토착화, 미사에서 라틴어가 아닌 모국어 사용, 평신도의 역할 부각도 모두 공의회 이후의 일이다. 공의회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대한 인식을 촉구함에 따라, 교회는 사회 참여, 피압박 계층과 가난한 이들의 권리 수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 새로운 복음화=교회가 오늘날 급변하는 시대에 부응해 이전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식,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화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3년 라틴아메리카 선교 500주년 기념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정기총회 연설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한다. ‘새로운 복음화’는 특히 급격한 사회 변동과 종교적 무관심, 세속주의, 무신론의 영향으로 발생한 신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복음화 노력이다. 이를 위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9월 21일 교황청에 ‘새복음화촉진평의회’를 신설했다.

* 판공=공로[功]를 헤아려 판단[判]한다는 뜻으로,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부활과 성탄을 앞둔 사순, 대림 시기에 신앙생활과 신심을 점검하는 일. 신자들이 이 시기에 의무적으로 받는 고해성사인 ‘판공성사’의 준말이기도 하다. 일부 교구나 성당에서는 신자들의 판공을 돕기 위해 가톨릭 핵심 교리, 교회 현안을 반영한 교육자료를 만들어 보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