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에서 시작하여 그리스도를 지향하는 ‘묵주기도’

그리스도에서 시작하여 그리스도를 지향하는 ‘묵주기도’

□ 10월 묵주기도 성월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낸다. 묵주기도를 자주 바치는 가운데 예수님과 성모님의 신비들을 깊이 묵상하여 주님에 대한 믿음을 더욱 깊게 하려는 것이다. 레오 13세 교황(1878~1903)은 1883년 회칙 『최고의 사도직』을 통해서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정하고 개인과 가정 성화, 인류 구원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바치는 달로 정하였다. “본인은 진심으로 신자들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집에서나 가정에서 끊임없이 묵주기도를 바치기를 권고할 뿐 아니라, 또한 금년도 10월 한 달이 거룩한 로사리오의 모후에게 봉헌되기를 원하는 바입니다.”

묵주기도 성월은 10월 7일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과 관련이 있다. 16세기 가톨릭교회가 분열된 틈을 타서 이슬람 제국이 로마를 침공했을 때, 비오 5세 교황은 그리스도교 국가들과 함께 공동 방어를 다짐하고 연합군을 편성하였다. 1571년 10월 7일 연합군들은 묵주기도를 바치고 전쟁터에 나가 레판토 해전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의 날을 기억하고자 비오 5세 교황은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정했고, 나중에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이 바뀌었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묵주기도를 ‘복음적인 기도로 명백히 그리스도를 향한 기도’이자 ‘본질적으로 평화를 위한 기도’라고 정의하였다. “그리스도께 마음을 모아 묵주기도를 바치는 동안 우리는 세계 평화의 일꾼이 됩니다. 묵주기도는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공동으로 바치는 특성으로,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라.’(루카 18,1)하신 예수님의 권고에 따라 우리가 오늘날에도 평화를 위한 힘든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준다”(『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40항). 또한 묵주기도는 ‘가정의 기도’, ‘가정을 위한 기도’로 함께 기도하는 가정은 자녀들에게 영적인 도움이 됨을 강조하였다(『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41-42항).

□ 묵주기도 성월 추천 순례지

1)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가 피신했던 곳으로, 초대 주임신부인 임 가밀로 신부가 1896년 5월 매입하여 10월 7일 본당을 설립하였다. 매월 첫 토요일마다 ‘기도와 찬미의 밤’을 연다. 올해에는 6일(토) 오후 7시~11시, ‘로사리오의 성모님’을 주제로 촛불 묵주기도, 미사, 성시간으로 이루어진다. ☎ 043)881-2807~8

2) 남양 성모 성지
1991년 10월 7일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에 봉헌된 성지로 화강암으로 제작된 커다란 묵주알을 1km 정도 이어놓은 ‘20단 묵주기도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 매일 오전 10시 성지 주임 신부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친다. 7일(일) 오전 10시 남양 성모 성지 봉헌 21주년 감사미사를 거행한다. 오전 10시 묵주기도, 11시 감사미사, 점심식사 후 야외 음악회를 마련하였다. ☎ 031)356-5880

3) 새미 은총의 동산
동산 입구에 있는 사도신경을 조각한 대형 십자가를 시작으로 연못 주변을 따라 15단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꾸몄다. 주변에는 겟세마니 동산, 십자가의 길, 루르드 동굴이 만들어져 있다. 제주교구에서는 매년 10월 매주 셋째 목요일에 ‘묵주기도의 밤’을 봉헌한다. ☎ 064)796-4184~6

4) 죽산 성지
병인박해 때 수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곳으로 약 300여 m에 걸쳐 5단 묵주를 봉헌할 수 있는 묵주기도 길이 조성되어 있다. 묵주알을 떠받친 삼각기둥은 성체를 모실 때의 손을 형상화한 것으로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 031)676-6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