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복음과 복음묵상

찬미 예수님, 코로나19에 따라 미사가 3월 18일까지 잠정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당 홍보분과 홈페이지 운영위에서는 미사 중단기간에 [메일미사]를 근거로 하여 복음과 복음묵상을 매일 올립니다. 미사가 중지된 지금, 가족과 함께 또는 혼자서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은총을 청하는 의미 있는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복음: 마태오 17,1-9
그 무렵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온전한 인간이시자 온전한 하느님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복음서는 이런 예수님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그 가운데 수난과 죽음은 예수님의 인성을 잘 드러내는 반면, 부활은 그분의 신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거룩한 변모는 부활하신 뒤에 드러날 신성을 미리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거룩한 변모 사건은 구약 성경의 중요한 사건을 암시하는 요소와 성경의 상징적인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높은 산’이나 영광스럽게 변모한 모습은 이집트 탈출과 광야의 역사를 생각하게 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초막에 관한 내용도 그렇습니다. 모세는 이집트 탈출을 통하여, 엘리야는 바알의 사제들과 하였던 내기를 통하여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영광을 드러낸 예언자로 복음서에 자주 등장합니다. 하느님의 영광과 변모를 통하여 드러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복음서는 그 영광을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라고 표현합니다. 주님의 영광을 우리의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베드로 사도의 반응이 그 영광을 잘 표현하는지도 모릅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거룩한 변모는 하느님이시지만 우리를 위하여 고난의 길을 가신 예수님의 구원을 강조합니다. 그러기에 그분의 수난은 값지고 수난을 통하여 드러나는 사랑은 위대합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