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3주간 토요일: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찬미 예수님!
코로나19에 따라 미사가 잠정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당 홍보분과 홈페이지 운영위에서는 미사 중단기간에 [매일미사]를 근거로 하여 복음과 복음묵상을 매일 올립니다. 미사가 중단된 지금,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은총을 청하는 의미 있는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복음:  루카 18,9-1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사람은 세리였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 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오늘의 묵상
성전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제사를 떠올립니다. 성전에서 바치는 예배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제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전은 제사만 드리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록들이 성전을 기도하는 장소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감실에 모셔진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 기도하고 성체 조배를 하는 것처럼 유다인들도 성전을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집으로 생각하고 그곳을 찾아 기도를 바쳤습니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갑니다. 유명한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입니다. 바리사이의 기도는 감사의 기도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며” 기도를 바칩니다. 그는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기에 하느님 앞에서 “꼿꼿이 서서” 기도합니다. 감사 기도이지만 다른 이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의로움을 자랑합니다. 그의 눈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향하고 그들의 죄를 향합니다.

반면에 세리는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자비를 청합니다. 그의 눈은 자신을, 하느님 앞에서 한없이 부족한 자기 자신을 향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나’의 대화입니다.

의롭게 되어 돌아간 사람은 세리입니다. 의로움은 스스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과 비교해서 의로운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는 것입니다. 의로움을 구원이라는 말로 바꾸어서 이해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원은 스스로 쟁취하거나 다른 이들과 비교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