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화요일: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찬미 예수님!
코로나19에 따라 미사가 잠정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당 홍보분과 홈페이지 운영위에서는 미사 중단기간에 [매일미사]를 근거로 하여 복음과 복음묵상을 매일 올립니다. 미사가 중단된 지금,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은총을 청하는 의미 있는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복음: 요한 5,1-16
1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2 예루살렘의 ‘양 문’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3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었다. (4)
5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있었다.
6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7 그 병자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9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그날은 안식일이었다.
10 그래서 유다인들이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이오. 들것을 들고 다니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11 그가 “나를 건강하게 해 주신 그분께서 나에게,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12 그들이 물었다. “당신에게 ‘그것을 들고 걸어가라.’ 한 사람이 누구요?”
13 그러나 병이 나은 이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지 못하였다.
그곳에 군중이 몰려 있어 예수님께서 몰래 자리를 뜨셨기 때문이다.
14 그 뒤에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성전에서 만나시자 그에게 이르셨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15 그 사람은 물러가서 자기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신 분은
예수님이시라고 유다인들에게 알렸다.
16 그리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오늘의 묵상
복음서는 자주 예수님과 유다교 지도자들 사이의 갈등을 묘사합니다. 기존에 있었던 관습들과 대치되는 예수님의 행동은 갈등을 불러일으킵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당시 율법 조항은 육백여 개에 이르렀고 그 가운데 상당수가 안식일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안식일에도 병자를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 전에 이미 앓고 있었던 질병은 제외됩니다. 왜냐하면 안식일이 아닌 날에도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요한 복음은 예수님께서 벳자타 못에서 병자를 치유하신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날은 안식일입니다.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셨다고 비난하고 “박해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이 일을 계기로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으십니다. 그리고 그 갈등은 점점 커지고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을 받으십니다.

지금도 아픈 사람들은 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든 것에 막연한 희망을 둡니다. 비록 그것이 비과학적이라 하여도 절박한 심정이 먼저입니다. 당시의 병자들에게 벳자타 못에 들어가는 것은 이런 절박함 가운데 오는 희망이었습니다.

이제 그 희망은 예수님께 옮아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기대하였던 전통적인 관습이 아닌, 말씀을 통하여 병자를 치유하시는 분으로 표현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막연한 희망이 아닌 확실한 희망을 주시는 분이시며, 실제로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시는 분이십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