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간 월요일: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찬미 예수님!
코로나19에 따라 미사가 잠정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당 홍보분과 홈페이지 운영위에서는 미사 중단기간에 [매일미사]를 근거로 하여 복음과 복음묵상을 매일 올립니다. 미사가 중단된 지금,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은총을 청하는 의미 있는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복음: 요한 8,1-11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2 이른 아침에 예수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온 백성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앉으셔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3 그때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에 세워 놓고, 4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5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6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
7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8 그리고 다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
9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다.
마침내 예수님만 남으시고 여자는 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었다.
10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그 여자에게,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11 그 여자가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오늘의 묵상
다니엘서가 전하는 수산나의 이야기와 간음하다 잡힌 여자의 이야기는 많이 닮았습니다. 수산나는 주님을 경외하던 사람으로 억울한 누명을 씁니다. 그러나 그 누명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수산나의 결백을 주장할 사람은 본인밖에 없는 반면, 원로 두 명 모두 수산나의 간음을 고발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율법에 따르면 증언은 두 사람 이상일 때 유효하였습니다.

간음하다가 잡혀 온 여자의 상황도 이와 비슷합니다. 율법에 따르면 간음하다가 잡힌 경우 남녀 모두에게 벌을 내리지만, 오늘 복음은 홀로 잡혀 온 여자의 처벌만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복음의 여자가 수산나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께서 억울한 누명을 쓴 이들을 구원하신다는 이야기입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들에 대한 단죄는 없어야 하지만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주님께서는 다른 이를 심판하고 단죄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지은 이들을 벌하시고 책임을 물으시지만 누명을 쓴 이들을 구원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죄가 있더라도 회개하고 참회하는 이들과 화해하시고, 그들에게 다시 복을 내려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단죄를 원하시는 분이 아니라 뉘우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도 단죄보다 용서를, 심판보다 자비를 먼저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만 자비로우신 분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