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간 목요일: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복음: 요한 3,31-36
31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32 그분께서는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33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심을 확증한 것이다.
34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
35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36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

오늘의 묵상
사도들이 성령 강림 후 바로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한 것은, 마치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의 활동을 전하는 신문 보도 또는 지울 수 없는 드라마 속 명장면과 같습니다. 최고 의회의 수장 대사제의 질문에 베드로와 사도들은 매우 담대하게 답합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사도행전의 저자 루카는 베드로 외에 다른 사도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한 사도의 개념과 범위를 짐작해 보면, 분명 예수님 생전에 줄곧 함께하였던 이들로서 그분께서 세례를 받으시던 때부터 사도들을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함께한 이들 가운데, 특히 앞서 성전에서 베드로의 첫 기적과 솔로몬 주랑과 최고 의회의 증언 때 침묵 속에 지켜보았던 요한 사도가 함께 있었음은 매우 확실해 보입니다.
대사제 앞의 베드로와 달리 요한 사도는 복음을 통하여 예수님을 증언합니다.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시는데,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심을 확증하는 것이다.
대사제는 예수님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이며 전하는 사도들의 말에 크게 충격받습니다. 이제껏 자신을 포함한 최고 의회의 모든 사제가 하느님을 위해서 증언하였을 때 그 자부심이 대단히 커서, 자신들보다 더 크고 높은 권위와 힘은 없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명령하였는데, 사도들은 사람이 아닌 하느님께 순종하겠다고 하여, 쉽사리 그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대사제 앞에서 사도들은 예수님께 들었던 증언을 통하여 하느님에 대하여 확신합니다. 우리도 사도들처럼 진정으로 예수님의 이 증언을 믿고 기도하며 실천한다면 하느님을 굳건하게 증언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삶에서 믿음에 따른 행동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사회 제도나 결정에 맞서 우리는 얼마나 담대하게 예수님을 증언하고 있습니까? (박기석 사도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