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제6대 김승호 요셉 신부 본당 방문미사 강론
2023년 3월 11일, 본당 제6대 주임신부로 재직하셨던(2010.08.31~2015.06.22) 김승호 요셉 신부께서 본당설립 25주년 기념해를 맞이하여 축하차 우리 본당을 방문하셨습니다.
다음은 김승호 요셉 신부의 사순 제2주간 토요일 10시 미사 강론입니다.
교회 공동체가 나가야 할 바를 생각하는 진정한 신앙인
마스크를 쓰고 계셔도 여기 오신 분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신 여러분과 초대해 주신 사랑하는 형님, 이광희 가브리엘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애야, 넌 늘 나와 함께 있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내 것이 다 네 것인데 무엇이 그렇게 불만이냐, 무엇 때문에 그리 투덜거리느냐.’는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가 함께하고 하느님과 함께한다고 노력하고 살아가고 있으므로, 우리에게는 늘 모든 것이 다 주어져 있었던 것이죠.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은 사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 누리고 다 가졌습니다. 내가 욕심 내고 있고,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그 욕심 때문에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는 것을 못 본다는 것이겠죠.
우리는 사실, 모든 것을 다 받고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하느님 안에서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살아가는 삶임을 우리가 고백할 수 있다면, 곧 그것이 선물이죠. 하느님 안에서 나는 아쉬운 게 하나도 없어! 하는 그 마음 말입니다.
그럼 힘들고 어려운 건 무엇일까요? 하느님 안에서 내가 덜 머물고 있음을 깨닫는 거죠. 하느님 안에 머물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깨우치도록 불편함을 (여러분에게) 주실 거예요. 내가 하느님 안에서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칭얼거리고 있구나! 하고 깨닫도록 말입니다.
하느님이 내게 더 좋은 선물을 주시려고 이것까지 허락해 주셨는데, 나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입맛에 안 맞다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주어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투덜거리고 있구나! 하고 생각해 보세요.
내게 주어져 있는 모든 것, 사실은 하나도 내 앞에 펼쳐져 있지 않은 것은 없음을, 우리는 다시 한번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얘기해주실 거예요.
“(넌) 내 안에 있었지 않았느냐, 나와 함께 있지 않았느냐? (너는) 늘 함께해 달라고, 늘 같이 있겠다고 기도하면서 살지도 않은 채, 뭐가 또 부족하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다 네 것인데, 무얼 못하고 있고 무엇이 없어서 걱정이냐?”
이는 어쩌면 우리에게 주님이 말씀해 주시는 깨우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다) 모든 것을 믿고 있습니다. 하느님 그분이 내 편이시기 때문이죠. 나를 사랑해 주시는 그분이 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주고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하고 있고, 그 아버지는 끝없는 사랑으로 늘 우리에게 양보해 주시고, 져주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먹어라, 이거 받아먹어라 하면서 애타게 기다리시는 그런 아버지 하느님이시죠.
이제 우리는 어떤 것도 아쉬워하거나 어떤 것도 불편해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버지에 있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어졌기 있기에 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아버지 안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며 사는 거룩한 삶, 축복받은 삶임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을 살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숨 쉬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거 말고 더 또 주는 것 뭐가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가장 소중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것, 뭘 달라는 요청하는 기도가 아니라 아버지, 저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해 주셨기에 (제) 모든 것을 다 들릴 수 있어요, 하고 고백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영광의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본당 설립) 25주년을 맞이하면서 더욱 성숙한 신앙 공동체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것, 여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나가야 하는 것, 우리 공동체가 함께해야 하는 것, 이것을 생각하면 살아갈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신앙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만 잘 먹고 나만 잘 사는 그런 신앙인이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하고 공동체가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수 있는 그런 신앙인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참된 모습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 거룩한 삶으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고, 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 주셨고, 그것을 (우리에게) 누리도록 축복해 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크신 사랑에 감사하며 잠시 기도합니다. (끝)
